[팬픽][단편] 어느 정보상의 시 by 리나인버스

「어느정보상의 시」






나의 직업은 타인의 ‘일부’를 또 다른 타인에게 파는 일이다.
아… 물론 실체화, 물질화된 신체의 일부를 파는 것은 아니다. 그런 쪽은 제법 무서워 하니까, 나한테는 애초에 무리. 내가 파는 그것은 바로 ‘정보’이다.

그들의 신상정보,
그들의 행적,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

타인의 이런 정보를 필요로 하는 또 다른 타인에게 제공하고 돈을 받는 일이 나의 직업이다.

이 직업을 하기 위해선 인맥이 넓어야 한다.
여러 종류의 인종을 알아야 한다.
악인부터 덕망 좋은 노인까지.
정보라는 돈줄을 잡기 위해 다양한 인물을 만나야 한다.
물론 그들에게서 나의 정보에 보탬이 될 것들을 사들기도 한다.

그것은 또 다른 형태의 정보이기도 하고,
엉망진창 헛소리이기도 하며,
감당할 수 없는 지뢰이기도 하다.

뭐 그것을 가려서 나의 고객들에게 전하는 것은 온전히 나의 몫.
돈이 될만 한 것만 가려 고객들에게 ‘돈’이라는 옵션을 붙여 제공한다.


나에게는 다양한 고객이 있다.
이 바닥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인지 조금 빵빵한 인물도 있다.
행성 한 두 개는 말아 드실 수 있는 재력을 가진 귀족양반도 있고,
정의의 집단이라는 묘한 걸 맡고 있는 시공관리국 장성들도 여럿 있다.

아… 시공관리국이란 말이 나와서 말인데, 이곳은 참 재밌는 곳이다.
정의라는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쓰면서 그곳의 높으신 양반들은 서로의 정보사들이기에 현안이 되어 있다. 나의 고객리스트를 알기 없는 그들은 서로의 정보를 물어오는 경우도 있다. 그것도 아주 구린 약점 같은 걸 말이다.

뭐 나로선 힘들지 않게 돈을 벌 수 있으니 아주 좋으니 별 상관없다.
그들은 VIP이기도 하니까.
적당히 아부도 섞어 자세를 낮추면 보낸 듯이 돈을 뿌려 준다.

정의?
그건 그저 허울 좋은 장난에 불과하다.

맞다.
이런 애매한 시공관리국에도 재미 있는 사람은 있다.
나의 고객 중에 한명인 그녀도 거기에 속한다.

어린 나이에 중령이란 계급을 단 것만으로도 신기한데, 수완도 상당히 좋다.
내 입장에선 그렇게 좋은 고객은 아니지만, 그녀가 구하는 정보는 찾는 맛이 있다.
정보상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녀의 의뢰들은 나의 구미에 상당히 맞는 부분이 있다.
자주 의뢰가 오지 않는 게 아쉬울 정도이다.

그러고 보면 그녀와 알게 된 지도 제법 오래되어 가는 구나.
이왕 말이 나온 김에 그녀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 해 보겠다.

그녀를 알게 된 계기는 늘 그렇듯 한통의 전화에서다.

“친절과 성실, 최고의 품질로 당신을 모십니다. 임션입니다.”
“수고많습미더. 찾고 있는 정보가 있는데예. 구할 수 있을까예?”

처음 그녀 목소리를 들었을 때 살짝 놀랬다.
나에게 전화를 거는 사람은 대부분 그렇고 그런 인종들.
즉 일반인은 전화를 걸 수도 없을뿐더러 알지도 못한다.
그런데 그녀의 목소리는 그야말로 일반인 소녀의 목소리였다.

“물론이지요. 어떤 정보이든 신속하게 찾아드립니다. 그런데 고객님. 서로의 정확한 거래를 위해 한 가지 확인을 해도 되겠습니까?”

일단은 물어본다. 여기서 어설프게 했다간 뒷끝이 안 좋다.

“하이소.”

그나저나 그녀의 말투. 참 희안하다. 아니 재미있다. 이런 언어는 어느 행성의 말일까?
뭐 알아는 들을 수 있으니까 상관은 없지만…

“체크코드를 알려 주시죠.”

정보상에게는 체크코드라는 것이 있다.
일종의 공통고객리스트인 셈이다.
이 리스트에 이름이 들어가 있지 않다면 나 같은 인기만점의 정보상에게서는 정보를 살 수 없다. 반대로 솜씨좋은 정보상을 모아 만든 체크리스트도 존재한다. 그 리스트도 이런저런 인물만이 알고 있다. 즉 일반인이 아는 그런 류의 인간은 이런 것이 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어둠의 인물목록쯤 된다고 한다면 될까?

내가 들은 소녀의 목소리는 지금까지 받아 본 적 없는 목소리이기에 정해진 절차를 향한다.

“Queen of the night sky”

아까와 같은 상냥한 목소리로 말하는 그녀의 단어는 아주 뜻밖이었다.
저 코드는 ‘그쪽’도 그렇지만 ‘이쪽’에서도 제법 이슈가 되고 있는 인물의 체크코드였으니까…
하지만 의심은 하지 않는다. 나의 적정한 감이 그녀가 ‘야천의 여왕’이라는 것을 직감한다.

“그렇군요~ 이거 영광입니다. 여왕님께서 연락을 주시다니요~”
능청스럽게 자세를 낮쳐본다.

“과찬이십니더. 그런데 아자씨.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고 싶은데예?”
적당히 말을 맞쳐주지만 길게 가지는 않는다. 속물은 아닌 모양이군.

“네. 말씀하십시오. 무엇을 찾고 계십니까?”
“해결사의 지금까지의 행적과 현재의 상태입니더.”
“해결사이군요. 그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알려주시길.”

시공관리국의 장교가 왠 해결사? 구미가 당기기 시작한다.

“코드네임 슬레이어”
이거 또 다른 의미로 이슈화 되고 있는 인물이 나와 버렸다. 재미있겠는데?!

“그렇군요. 어느 정도의 정보를 원하십니까?”
“알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원합니더”
“기간은?”
“최대한 빨리 부탁드립니더”
“알겠습니다. 일단 1차로 최소한의 정보와 수집시간을 나흘 뒤에 연락드려도 되겠습니까?”
“알겠슴더”
“선금은 xx입니다. 전체비용은 나흘 뒤에 알려드리죠”
“역시 비싸네예”
“그렇습니까? 제입장에서는 그리 비싼 금액은 아니지 말입니다?”
“알겠슴더. 그럼 나흘 뒤에 이 회선으로 연락주이소”
“의뢰 감사합니다. 나흘 뒤에 다시 뵙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수고하이소”

그렇게 그녀는 해결사쪽에서는 솜씨좋고 특이하면서도 가까이 가기 싫어하는… 슬레이어라는 해결사, 아니 정확히 말하면 청부살인업자에 대한 정보를 의뢰했다. 그것도 풀코스로 말이다. 개인적인 궁금증이 폭발하기 직전이지만 잘못했다간 목이 날아가니 참기로 했다.

그리고 나흘 후 다시 연락을 해 전체적인 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그녀는 이런 부차적인 의뢰를 해왔다.

“주기적으로 그의 정보를 얻고 싶슴미더”

처음에는 임무에 필요한 인물이라 잡기 위한 정보를 구하는 줄 알았더만 아닌 가보다.

“가능합니다. 그에 해당하는 금액만 주신다면 말이죠~”

이렇게 그녀는 나의 단골고객이 되었다.
처음에는 한 인물에 대한 정보만을 원했지만 나의 솜씨에 다른 의뢰들도 조금씩 맡겨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빈도는 그리 높지 않다. 1년에 한 두 건 정도?
하긴 관리국 장교이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은 나 말고도 많을 거다.


얼마 전에 그녀에게 주기적으로 연락을 주는 날이 있었다.
어느 정도 친분이 쌓였다고 생각한 난 넌지시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중령님. 슬레이어와는 어떤 사이이십니까?”
“설명하기 힘드네예… 그런데 당신 같은 정보상은 그런 거 궁금하지 않는다고 하던데예?”
“제가 좀 별종이거든요. 궁금증이 심히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일을 할 때는 조용히 스위치를 내리죠.”
“아자씨. 그거 위험한 거 아시지예? 까닥 잘못하다가는 아자씨 목이 날아갑니더. 조심하세예”
“명심하죠!”

윽- 역시 야천의 여왕님. 상냥하게 말하고 있지만 시퍼런 경고를 일직선으로 날리고 있다. 위험해. 바로 꼬리를 내리는 게 상책이다.

“그럼 이번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슬레이어씨는 얼마전에 의뢰를 맞치고 예의 시공관리국 본국의 지인 ‘리나피에스트’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나의 보고에 그녀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은 채 조용히 듣고만 있다.
동물의 본능과도 같은 나의 직감이 말하길 나의 말을 듣고 있을 그녀의 표정은 분명 우수에 차 있을 것이다! 분명 두 사람은 보통 사이가 아닐 거야! 아… 망상이 멈추지 않는 구나.

차후에 꼭 두 사람의 관계를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솔선수범해서 둘의 관계에 대한 정보를 찾을 생각은 없지만 우연히 듣게 되었으면 좋겠다. 두 사람 사이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배다른 자매? 철천지원수? 금지된 사랑?!

아… 망상이 멈추지 않는다.
병이 또 도지구나.
정했다. 오늘 밤은 술 한잔과 함께 오래간만의 시를 만들어 봐야 겠다.
제목은… 그래.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랑의 달콤함으로 하자.







물론 발표는 못한다.
시 한편에 목숨이 왔다갔다…못할 짓이다.
그냥 풍류를 즐기는 거지~

















- 하야테. 오늘도 그녀석에게 연락 받은 거야?
- 아… 응.
- 참 하야테짱도 취미가 나빠요.
- 재밌다아이가~ 리브씨 이번에도 리나짱에게 놀려갔데이~ 어지간히도 리나짱이 귀여운가베.
- 이런 저런 일이 있었으니까요.
- 그렇다케도 예전엔 ‘처단자’란 말을 들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여자였다카는데 지금은 완전히 시스콤이 되어간다 아니가~ 진짜 웃긴데이~
- 그렇긴 합니다.
- 동감~
- 그렇죠~ 호호.














칠흙같이 어두운 밤하늘에 당신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아… 어디에 있나요?
아… 보고 싶습니다.

당신의 그 붉은 눈은 나의 향해 있나요?
당신의 하얀 손가락은 나를 가르키고 있나요?

칠흙같이 어두운 밤하늘에 당신의 목소리를 새겨봅니다.




완벽해!!!
우수에 찬 중령님 얼굴 보고 싶어라~






- Fin -




ps.망상은 적당히 합시다? 랄까. 저 정보상. 조만간 인생하직 할지도..?^^;
ps2.예전부터 중령님에게 딸린 정보상 야그가 쓰고 싶었는데..오늘
땡겨서 그냥 써봤습니다^^; 여기서 밝혀지는 중령님의 취미~
(리브는 저렇게 감시당하고 있는 겁니...퍼퍽)

덧글

  • 알비온 2010/03/01 09:53 #

    그 슬레이어 라는 분은 의외의 장소에서,

    "좀 맞제이." ^^

    라는 것을 당했다죠......
  • 리나인버스 2010/03/02 17:44 #

    그렇군요?
  • 베르고스 2010/03/01 10:13 #

    시...시스콤!!! ㅇㅁㅇ!!
  • 리나인버스 2010/03/02 17:44 #

    좀 심했을려나요?^^;
  • 다세대주택 2010/03/01 19:43 #

    조만간 이피스의 분노의 총알이 날아들지도 모릅니다.(...응?) - 무장괴한
  • 리나인버스 2010/03/02 17:44 #

    내생각엔 중령님이랑 이피스랑 손잡고 꿍짝꿍짝 하지 않았을려나?
    (랄까 이쪽 리브는 일단 싱글(?)이니께..^^;;)
  • wizard 2010/03/03 20:08 #

    처음에는 음침하고 시크한 정보상이었는데, 중간부터 갑자기 망상벽이(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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